(토마토북리뷰)현 시대를 뒤흔든 거대한 음모의 근원은 '금융'

백성진·김진욱 공저 <금융의 배신>

입력 : 2012-12-30 오후 5:33:22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우리는 흔히 복잡하고 어려워보이는 일에 크게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김수영이 그의 시에서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오십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라며 한탄했던 것처럼 실제로 우리의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거대 음모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게 현실이다.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김진욱 정책국장과의 공동저서 <금융의 배신>에서 현 시대를 뒤흔드는 그 거대한 음모가 대부분 '금융'을 매개로 형성된다고 말한다.
 
그는 책에서 "나와는 아무 상관없을 것 같은 론스타가 내 주머니를 어떻게 털어갔으며, 저축은행의 부실경영이 내 지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 때 각종 신문과 뉴스를 뜨겁게 달궜지만 지금은 거의 잊혀진 주제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저축은행 편을 통해 '잊는다'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경고한다.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자는 4만명이 넘고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게 지급한 돈은 무려 15조원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7조~8조원이 더 투입될 계획이다. 이 돈은 전부 우리가 낸 세금에서 나온다. 모두 저축은행의 비리와 금융 당국의 도덕적 해이 탓에 발생한 피해다.
 
저자는 "수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들도 실형을 받는데 수백억원, 수천억원을 날린 그들은 검찰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다"며 강하게 질타한다.  
 
저자는 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은 그 몇몇 높은 분들 때문에 8000여명에 달하는 저축은행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혈세가 얼마나 더 투입돼야 할 지 모른다. 저축은행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삼부파이낸스 사건과 대우 분식회계사태, 신용카드 대란, 키코사태, 두바이 금융 사태 등 지난 1990년대부터 이어졌던 대규모 금융 사태들을 세밀히 다뤘다. 어조는 다소 불친절하지만 내용은 친절하다. 그 동안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이슈들을 쉬운 말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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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