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통학버스 운전자도 근로자 퇴직금 줘야"

입력 : 2015-06-29 오전 6:00:00
자기 차량을 이용해 어학원 통학버스 운전자로 근무한 사람도 근로자에 해당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이들에 대한 퇴직금 산정시 유류비, 보험료 등 제반 비용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어학원 T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이모씨 등 9명이 T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자기 소유 차량을 학원의 통학운행 외의 용도로 운행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었고, 차량 소유권등록 명의가 피고 앞으로 되어 있어 그 차량들로 학원생들을 통학시키는 것 외에 다른 영업을 할 수 없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들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에는 유류비,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차량 운행이라는 특수 직무를 수행하면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 또는 보조하기 위해 지급된 실비변상적인 성격의 금원이 포함돼 있다"며 "원심은 이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서 공제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 등은 T사가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운영하는 어학원에서 각각 4년~10년 이상 통학버스를 운행했다. 통학버스는 이들 자신의 소유지만 등록 명의는 T사로 했으며, 이들은 15인승은 150만원, 25인승은 180만원, 35인승은 200만원, 45인승은 210만원 등 차량 크기에 따른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이씨 등은 2010년 9월에서 2011년 2월 사이에 각각 퇴직했는데 T사는 이씨 등이 자신 소유의 차량을 가지고 운행했기 때문에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이씨 등이 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 "이씨 등의 차량은 소유권등록 명의가 T사로 돼 있어 통학 외에 다른 영업을 할 경우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면허 없이 영위하는 것이 되므로 사실상 다른 운송사업을 영위할 수 없던 점, T사는 이들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해 관할 세무서에 납부한 후 4대 보험의 보험료를 납부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T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T사는 이씨 등이 받은 급여에는 차량 임대료를 비롯해 유류카드비, 자동차보험료, 자동차세 등 제반 비용 등이 포함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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