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목표금액은 5억원이었고 목표관객수(BEP)는 500만명이었다. 영화 평론가들의 이른바 ‘평점 테러’가 이어지면서 업계는 물론 IBK투자증권 내부에서도 BEP를 넘기 힘들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관객수가 700만명을 넘으면서 투자자들은 27.6%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고 IBK투자증권은 영화 분야 첫 크라우드펀딩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IBK투자증권은 반나절만에 영화 걷기왕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했다. 사진/IBK투자증권
올해 진행됐던 영화 분야 크라우드펀딩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천상륙작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면서 하반기들어 영화 크라우드펀딩이 한층 활기를 띄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4일 영화 ‘걷기왕’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불과 반나절 만에 목표금액 1억원 모집에 성공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사례로 투자자들의 이번 걷기왕에 대한 성공 기대감을 높게 점친 것 같다”면서 “이번 영화 주연인 심은경씨가 전작 ‘수상한 그녀’에서 대흥행을 거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EP가 45만명에 불과하면서 타 영화에 비해 구간별 수익률 상승이 가파른 것도 특징이다. 45만명을 넘으면 수익률은 2.6%이지만 50만명 이상 8.20%, 100만명 이상 64.2%, 200만명 이상 176.2%, 300만명 이상 288.2%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회사 와디즈는 업계 최초로 저예산 영화 ‘환절기’ 펀딩을 성공시켰다. 목표금액 1억원 중 8590만원을 모금했는데, 크라우드펀딩은 목표금액의 80%가 넘으면 증권발행이 이뤄진다.
또한 최근 모집에 들어간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의 펀딩도 사실상 확정됐다. 마감시한 7일이 남은 시점에서 목표금액 1억원 중 5030만원을 모집했고, 3000만원 가량 펀딩이 대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인범 와디즈 팀장은 “크라우드펀딩의 취지가 자본이 부족한 창업기업 지원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예산 영화에 대한 펀딩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작 영화와 저예산 영화 모두 아우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