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전 수석 검찰 출석…"부끄럽고, 참담하다"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 등 CJ 인사 개입 혐의

입력 : 2016-11-17 오후 2:11:04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CJ그룹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60) 전 경제수석이 17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4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녹취록과 관련해 이를 인정하냐고 묻는 취재진에 "검찰 조사가 있다고 해서 왔다.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요구가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것이 개인적인 판단인지, 녹취록에서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최순실(60·구속)씨 성형외과에 왜 특혜를 줬는지, 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 선임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조 전 수석은 오전에 법원, 오후에 검찰에 오는 기분을 묻자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수석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등 CJ그룹의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파일에서 조 전 수석은 손경식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VIP의 뜻"이란 말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취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4일 조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조 전 수석은 교통사고 후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김종문)는 이날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수석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 측정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는 등 국가 사법권의 적정한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판결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음주측정거부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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