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에서 제작된 자폐증 관련 양질의 다큐멘터리가 있어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사이언스 TV에서 <자폐증의 수수께끼> 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유튜브에서 동일한 제목으로 검색하면(
https://www.youtube.com/watch?v=SHeg9d7Y3y8) 자막이 달린 방송영상을 접할 수 있다.
영상은 티모시 가족들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하여 자폐화가 데이비드, 아스퍼거증후군 가족들 이야기 그리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구성됐다. 자폐증 환아를 둔 가족들이나 치료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이라면 필히 시청해야 할 내용이다.
영상을 시청하며 꼭 유념해서 봤으면 하는 부분은 티모시가 자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티모시의 여동생은 안면식별을 잘 못한다는 자폐인의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티모시의 고교시절 동영상 장면을 오빠에게 보여준다. 동영상에 나오는 티모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오빠라는 설명을 반복하지만 정작 티모시는 그에 대한 관심도, 반응도 전혀 없다. 자기 자신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폐증 환자가 타인의 얼굴 식별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러나 티모시의 경우는 놀랍게도 자기 자신 조차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안면인식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구별 의식을 제대로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중증 자폐증의 경우 자신과 세계와의 경계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세계와의 경계를 인식하게 하는 감각은 촉각이 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일부 고유수용성감각이 보조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중증 자폐의 경우 촉각과 통각에도 문제가 있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며 촉각에 교란현상이 많다. 이런 특징은 신체 경계를 인식하지 못하여 잦은 부상을 동반하곤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자페증 아동들은 자기 자신을 감각 인식하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자폐증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세계를 구별해 내는 인식체계가 없다면 자폐증을 극복할 수 없다.
성장과정에 부모와 함께 이루어지는 왕성한 스킨쉽은 자기정체성을 일깨워주는 촉각자극을 주는 과정이다. 거울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관찰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신체접촉을 교류 경험 하도록 해야 하며 그 과정을 스스로 관찰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는 자폐증 치료를 위한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