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높은 연비효율성을 앞세운 디젤차량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가솔린 차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년 전 전세계 자동차시장을 뒤집어 놓았던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른바 '디젤게이트'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폭스바겐은 리콜과 재인증 작업을 통해 판매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그 사이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차 수요가 줄어들고 가솔린차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친환경차 열풍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들도 빠른 속도로 비중을 높이고 있다.
3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토교통부에 신규등록된 승용차 중 가솔린차의 비중은 50.2%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상반기 디젤차 판매 비중은 36.3%에 그쳤다. 디젤차는 지난 2013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5년에는 전체 신규등록차량의 44.7%를 차지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39.7%, 올해 상반기에는 36.3%까지 추락했다.
가솔린차의 경우 디젤게이트가 터진 이후 지난해 48.7%를 차지하며 디젤차와 10%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고, 올 들어서는 디젤차 점유율을 훌쩍 뛰어 넘었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올 상반기 4.4%를 차지해 2015년 2.5%에서 약 2%포인트 늘었고, 전기차의 비중은 지난해 연간 0.3%에서 올해 상반기 0.6%로 확대했다.
디젤차의 위축은 수입차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7월 판매된 수입차 중 가솔린차의 점유율은 44.7%로 작년 같은 달 대비 무려 39.7% 늘었다. 반면 디젤차는 지난해 7월 52.7%에서 올해 7월 43.9%로 내려앉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도 가솔린은 작년 같은기간 30.6%에서 올해 41.3%로 10%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디젤차 판매 비중은 49.3%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14%포인트나 줄었다. 2015년 당시 수입차 판매의 약 70%가 디젤차였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었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지난 6월 10%를 넘긴 뒤 7월에는 11.2%에 달했다.
동시에 디젤차 위주의 라인업을 갖춘 독일차의 7월 비중은 50.2%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7.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위주의 일본차 비중은 작년 같은기간 대비 7%포인트 늘어난 22.5%로 집계됐다. 디젤게이트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독일차 비중이 70%를 넘겼던 것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차가 국내 시장을 석권했으나 디젤게이트 이후 국민정서가 나빠지면서 디젤차 수요가 조금씩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2~3년 동안은 디젤차의 인기가 계속되겠지만 입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인증 취소로 판매가 중지된 폭스바겐 차량들이 경기도 평택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출고장(PDI)에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