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비엔날레)②'성찰의 도시'에서 '미래 건축'을 보다

개막 첫 주말 시민 1만5천명 함께 즐겨…박 시장 "공유도시 근본 보여줄 것"

입력 : 2017-09-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올 가을 첫 주말인 2~3일 1만5000명 이상의 시민이 DDP와 돈의문 박물관마을 등을 찾아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울비엔날레) 개막주간을 함께 즐겼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비엔날레 메인 전시가 열리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지난 2일에만 스텝, 초청인사, 취재진 등을 제외하고 DDP 4700명, 돈의문 1400명의 시민이 찾았다. 이날 각종 개막주간에 참여하는 관람객까지 합치면 서울비엔날레 첫 주말인 2~3일 관람객은 1만5000명(추정)에 달한다.
 
서울비엔날레는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지난 2일부터 오는 11월 5일까지 약 두 달 간 서울의 역사 및 산업현장 곳곳에서 일제히 열리고 있다.
 
개막식은 지난 2일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박원순 시장, 서울비엔날레 홍보대사인 배우 이제훈씨, 비엔날레 참여 작가와 관계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풋풋한 스무 살 청년 건축학도를 연기한 이씨는, 홍보영상에도 출연해 서울비엔날레를 시민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막식을 앞두고 배형민 서울비엔날레 국내 총감독의 안내로 이씨 등 초청인사들과 함께 디자인전시관, 디자인둘레길, 디자인거리 등 DDP 일대를 둘러보기도 했다.
 
개막식 총감독은 한국 현대무용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현대무용가 안은미 씨가 맡아 안은미컴퍼니 등과 함께 ‘마중물을 붓다’, ‘바람이 분다’, ‘씨를 뿌리다’ 등 식전공연과 ‘땅을 두드리다’, ‘꽃이 피다’ 등 개막식 공연으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과 이수자인 이문희 명창이 ‘달이 차오르다’를 축하공연했다.
 
도시기록단 1천명, SNS로 행사 공유
 
이날 개막식은 지난 8월26일부터 일주일간 비엔날레가 열리는 서울 곳곳을 사진·영상으로 기록하고 SNS로 공유하는 ‘도시기록단’이 동대문에서 돈의문박물관마을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도시기록단 1000명은 도시와 그 안을 채우고 있는 건축의 오늘을 사진, 영상, 소리 등으로 기록해 SNS로 공유했으며, 이날 그동안의 기록물을 영상전시하고 임무완료를 자축하는 파티를 열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5일까지 4일 간 현장토크쇼, 영화상영, 대중강연 등 다채로운 개막주간 행사가 이어진다. 3일에는 메인전시인 ‘도시전’ 의 개막행사로 과학자, 환경 전문가, 큐레이터 등 8명이 참여하는 현장 토크쇼 ‘도시전 라운드테이블’이 DDP 라이브러리에서 각각 열렸다. 도서전 라운드테이블은 서울비엔날레 개막주간에 개최되는 오프닝 이벤트의 일환으로 도시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다. 과학자, 환경전문가, 도서관장, 도시전 큐레이터, 공무원 등 도시전과 연관된 다양한 전문가 8명을 초청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에 대한 의견을 시민들과 나눴다.
 
4일에는 9월 한 달 간 진행되는 ‘영화상영프로그램’의 개막작인 ‘아파트 생태계(Ecology in Concrete)’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상영된다. 개막작 아파트 생태계는 ‘고양이를 부탁해’와 ‘말하는 건축가’로 유명한 정재은 영화감독의 작품으로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도시공간과 자원의 공유 양상을 다루고 있다. 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상영프로그램은 개막작을 시작으로 도시건축과 관련된 총 35개 작품이 서울역사박물관, 이화여대 ECC센터, 문화비축기지에서 상영된다.
 
또 오는 5일에는 영화상영프로그램의 하나로 정재은·정지은 영화감독, 황두진 건축가, 배형민 비엔날레 총감독 등 각계 전문가가 영화 속 도시건축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포럼이 열린다.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시민강연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서울, 사람특별시로 자리매김"
 
박 시장은 지난 2일 서울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더이상 서울이 아파트공화국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인 사람특별시로 자리매김할 것을 공언했다. 그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오늘 저는 서울이 건설이 아니라 건축의 도시, 개발보다는 재생의 도시, 성장이 아닌 성찰의 도시임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은 정말 드라마틱하게 성장해왔고 지금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지난 반세기 서울이 성장의 중심에 있었을 때 건축은 주로 개발의 도구로 집을 많이 그리고 빨리 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세계가 주목하는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성장의 그늘이 있어 우리는 개발이 아닌 사람의 도시로의 전환을 감행했다”며 “서울의 대표상징인 아파트공화국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인 사람특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건축은 삶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자 예술이고, 건축은 눈에 띄고 삐까뻔쩍할 필요가 없다”며 “좋은 도시는 작고 낡은 건물, 좁은 골목길이 살아있고, 걷기에 좋고, 걷다가 쉴 수 있고, 함께 모이기 좋은 도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의 모든 사업은 도시공간의 공공성과 공동체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저는 그것을 ‘도시공간의 민주화’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서울비엔날레는 도시가 무엇을 공유하는지, 또 어떻게 공유하는지 공유도시 정책을 확장해 공유도시의 근본을 보여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울비엔날레는 건축가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시민의 축제로 시민이 함께 전시를 즐기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세계인들과 함께 건축으로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서울비엔날레는 세계의 도시들이 서울에서 배우고, 서울이 세계 도시에서 배우는 현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마무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훈 홍보대사 등이 지난 2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식에서 퍼포먼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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