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민원 감축을 놓고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3분기 연속 민원이 하락한 반면 케이뱅크에 제기된 민원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과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은행 향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은행 민원건수 및 민원분쟁 소제기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신한·국민·KEB하나·
우리은행(000030)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국내 6개 은행의 전체 민원건수는 총 4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487건)에 비해 8.82% 감소한 규모다.
전체민원건수에는 중복·반복민원과 단순 질의성 민원은 제외됐으며, 서면 및 전자매체 등으로 접수된 자체민원과 금융감독원 등에 접수된 민원 중 이첩 또는 사실조회를 요청한 대외민원이 포함됐다.
올 1분기 은행 민원은 각 은행의 자구책 마련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실제 고객 10만 명당 민원건수를 환산한 결과 신한은행의 경우 0.39건으로 전분기보다 7.14% 감소했으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45건, 0.39건으로 작년 말보다 2.17%, 2.50% 줄었다. 국민은행은 0.40건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가장 두드러진 감축률을 보인 것은 카카오뱅크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에 제기된 민원(이하 고객 십만 명당 환산)은 0.60건으로 직전분기 대비 58.90% 하락했다. 이번 실적은 4대 시중은행의 평균(0.40건)보다는 1.5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작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지금까지 1.87건(작년 3분기), 1.46건(작년 4분기)의 민원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객센터 확충 등 민원 감축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만 65세 이상 고객을 위한 전용 전화상담 서비스를 개시하고, 전월세 보증금 대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이 결과 예·적금 등 수신 상품과 여신상품에 대한 민원은 작년 4분기에 견줘 각각 71.43%, 50% 축소됐으며 전자금융이나 펀드, 직원응대, 홈페이지 오류와 관련한 민원도 67.44% 줄었다.
1분기 은행권 민원 현황. 사진/은행연합회
출범 초기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고객 수요 집중에 따른 서버 마비와 카드 배송, 고객 센터 연결 지연 등으로 일었던 불만이 차츰 줄어든 셈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간에는 희비가 교차됐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들어 다시 민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케이뱅크에 제기된 고객 민원은 0.85건으로 작년 말보다 165.63% 급증했다.
케이뱅크에 대한 민원은 작년 2분기 3.96건에서 3분기 0.97건, 4분기 0.32건으로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유상증자에 대비한 서비스 중단 등으로 고객 민원이 다시 늘었다. 올 초 케이뱅크는 직장인K, 슬림K 등 신용대출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무료보험 제공서비스를 중단했으며, 통신캐시백형 체크카드도 판매를 종료했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내달 진행된 유상증자에 발맞춰 미니K 간편 대출 판매를 중단했으며, 지난달에는 플러스K자유적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저금리 대출상품에 고객 수요가 몰리자 여신자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유형별 민원을 보면 수신상품에 대한 민원이 0.57건으로 전분기보다 256.25% 늘었으며, 전자금융이나 방카슈랑스 등 복합상품 판매와 홈페이지 오류, 직원응대 등에 대한 민원은 0.14건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체크카드와 관련한 민원은 0.14건으로 3개월 전보다 12.50% 줄었다.
한편 케이뱅크는 내달 유상증자 이후 아파트 담보대출과 해외송금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동시에 음성상담이 가능한 '콜봇(Call-bot·음성상담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고객에게 보다 나은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기존 상품을 재정비하고 신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기존에 활용 중인 챗봇(Chat-bot·인공지능 상담원)을 고도화하는 한편 고객 상담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 콜봇도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