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 석달째…자동차 부품업계엔 너무 긴 '보릿고개'

평균 공장가동률 50~70% 불과…내수·수출 모두 쉽지 않아

입력 : 2020-03-12 오전 4:54:18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석달 째 지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모두 줄어들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피해 역시 커지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에는 도산 위기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이달 초 완성차 업체의 국내공장 가동률은 80~90% 수준인 반면, 부품업계의 가동률은 50~7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AMA 관계자는 “최근 상황 점검 결과 완성차 업체보다 부품업체들이 코로나 여파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납품 및 매출 감소로 경영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선 자동차 생산 및 판매가 감소하면서 부품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2월 완성차 5개사의 내수 실적은 8만1722대로 전년 동월(10만4307대)보다 21.7%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량도 18만9235대로 26.4% 줄었으며, 2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여파로 차가 안팔리고 재고가 쌓이면서 부품 수요가 크게 줄었다”면서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반기부터 부품업계에서 부도 등 위기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부품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계의 줄도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부품업체들이 많이 위치한 대구, 경북 지역 등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KAMA에 따르면 자동차 1차 부품업계 831개 중 대구·경북은 117개, 부산·경남에 위치해있다. 만약 이들 지역의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연쇄적인 부품업체 가동 중단은 불가피하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얼마전 실태 조사를 했었는데, 자동차 분야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물량수주도 어렵고 부품업체들이 방역비용도 부담해야 해서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내수는 물론 해외 수출도 기대하기 힘들어 부품업계의 위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지난 10일 ‘코로나19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부품업체들의 동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실질적인 건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부품업계에는 지원센터에 금융권의 대출만기 연장, 특별연장근로 허용 기준 완화, 법인세 인하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부품업체들이 한계 상황을 맞아 인원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업문제로 확대될 수 있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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