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인 가운데 올 2분기에도 업체당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에는 영업손실 규모도 역대 최대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악의 보릿고개를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LCC 1~3위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2000억원에 다다를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일본 불매운동과 경쟁 심화 등의 여파로 지난해 2분기부터 일제히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올 2분기까지 영업손실을 내면 5분기 연속 적자 기록이다.
특히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최근 5분기 중에서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8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이는데 전년 동기 적자의 3배 이상 규모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었던 전 분기 영업손실 657억원보다도 크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일본 불매 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분기까진 19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승승장구했던 항공사다.
2~3위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최악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진에어는 올 2분기 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와 전 분기의 2배 이상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도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을 늘리며 530억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전 노선을 사실상 셧다운한 상태라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매각을 추진하며 정상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손실이 더욱 클 전망이다. LCC 6곳의 2분기 영업손실을 모두 합하면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막히면서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LCC들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화물기를 늘려 손실을 메꿀 수 있는데 LCC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용 화물기가 있는 FSC와 달리 LCC들은 여객기의 남는 칸을 이용해 승객 짐 등 소량의 화물만을 운반해왔다. 기존에 화물기를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프라도 없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활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2분기에 세계 각국이 국경을 굳게 닫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하며 여객 수도 타격을 입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국적 항공사 9곳의 국제선·국내선 여객 수는 557만459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4% 급감했다.
특히 국제선 타격이 더욱 심각했다. 2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32만834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7.8% 줄었다. 제주항공은 이 기간 LCC 중 유일하게 국제선 정기편을 운항했는데 국제선 여객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LCC들은 이달부터 전면 중단했던 국제선 일부를 재개하는 등 다시 날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180개국 이상이 한국 출발 여객기에 대한 입국금지나 입국절차 강화 등의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올 2분기 LCC들이 바닥을 찍은 뒤 실적을 점점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안에 영업이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대륙, 러시아 등 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히고 있고, 최근 중국에서는 추가 전염병이 발생하는 등 여객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국제선 수요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