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혈압변동성 심할수록 심혈관질환 주의

혈압 상승 생활 요인 교정…약물로 혈압변동성 조정

입력 : 2022-06-15 오전 6:00:00
24시간 중 혈압변동성이 심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평소에는 혈압이 정상인데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서 혈압을 측정하면 혈압이 높아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 평상시에는 고혈압인데 병원에서 의사가 진료를 볼 때 정상 혈압인 사람도 있다.
 
진료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를 만나면 긴장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140/90mmHg 이상)를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평상시 혈압이 높은데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140/90mmHg 미만)으로 측정되는 것을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처럼 24시간 중 혈압변동성이 심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스페인 다기관 코호트 연구 분석에 따르면 지속적인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중 백의고혈압은 사망률이 1.02배로 지속성 고혈압보다 낮지만, 가면 고혈압은 사망률이 2.8배로 지속성 고혈압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연구에선 수축기혈압이나 이완기혈압 또는 24시간 혈압변동성이 심하거나 야간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으면 고혈압에 의한 장기 손상으로 협심증,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 형태의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고혈압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기운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환자들 중에는 일정한 시간에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는 혈압이 높다가 병원에 방문하는 시간대에는 정상 혈압으로 나타나는 가면고혈압 환자도 더러 있다"며 "주로 남성이나 고령, 흡연자에게서 가면고혈압 잘 나타나며 이들 환자의 경우 뇌졸중 혹은 심장 합병증이 발생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병원에 오는 시간대에만 혈압이 조절되고, 그 외 대부분 시간대에는 혈압 조절이 되지 않아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모두 지속성 고혈압 환자에 비해 혈압 조절을 위한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예후가 좋지 않고, 설령 항고혈압약을 복용하더라도 진료실에서는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다"며 "항혈압약을 과량 복용하면서 오히려 저혈압이 생길 우려도 있으며,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도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혈압이 변동성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24시간 활동혈압측정(ABPM)을 통해 혈압의 변화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혈동혈압측정은 병원에서 상담 후 필요에 따라 집에서도 입을 수 있는 얇은 옷 위에 혈압측정기를 착용한 뒤 30분마다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24시간 동안의 혈압이 기록되며 수편 시에도 측정된다.
 
측정 당일에는 운동, 음주 및 과도한 카페인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샤워는 할 수 없다. 24시간 후 병원에 재방문하면 24시간 평균혈압(125/80mmHg 이상), 주간 평균혈압(135/85mmHg 이상), 야간 평균혈압(120/75mmHg 이상) 등을 확인해 보다 정확한 고혈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가정에서 스스로 혈압을 측정하는 자가 혈압측정(HBPM)이다. 이 경우 아침의 급격한 혈압 상승을 확인하기 위해 되도록 아침 식사하기 전에 자가 혈압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평소보다 혈압이 상승되는 것을 확인하면 약물치료 및 약물조절이 필요하다.
 
강기운 교수는 "기존 연구에 의하면 아침에 측정한 혈압이 높을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야간에 측정한 혈압 상승도 적은 폭이지만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면서 "고혈압 환자 혹은 고혈압 환자가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아침 혈압 측정이 필요하며, 혈압변동성 및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먼저 자기 혈압의 하루 중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혈압변동성이 꾸준히 나타난다면 일상생활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생활 방식을 고치는 방법으로도 혈압변동성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약물을 통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강기운 교수는 "고혈압 혹은 지속적인 혈압 상승이 관찰되는 환자는 되도록 하루 중 혈압변동성의 패턴을 확인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낮과 밤이 바뀌어서 생활하거나 혹은 어떤 특정 시간대에 혈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약,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교정이 안 된다면 약물의 용량 조절이나 약제 조절을 통해 혈압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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