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H로 인해 연하장애가 나타난 70세 남성 환자의 CT 검사 결과. (사진=은평성모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의료진이 연하장애를 유발하는 척추질환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박지혜 재활의학과 교수(제1저자)·박형열 정형외과 교수(교신저자)팀이 목 부위 이물감과 사레를 호소하며 내원한 70세 남성 환자의 연하장애 원인이 척추질환의 일종인 미만성 특발성 골격 과골증(Diffuse idiopathic skeletal hyperostosis, 이하 DISH)임을 확인하고, 수술적 치료를 거부한 환자의 치료 경과를 논문에 담았다고 7일 밝혔다.
DISH는 척추 마디의 인대가 뼈로 변화되는 비염증성 질환으로, 척추 전방에 눈에 띄게 뼈가 증식하는 변화를 동반한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지만 50대 이상 남성에서 호발하고 당뇨와 대사질환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ISH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 전반에 걸쳐 강직이 진행하면서 요통이 발생한다.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거나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작은 충격에도 불안정성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진행성 연하곤란 증상을 호소하는 70세 남성 환자에게 비디오 투시검사를 시행해 경추부(목 부위)의 뼈 증식으로 인해 병변과 인접한 인두가 압박되면서 조영제가 고이고 흡인되는 비디오 영상을 확인했다. 또 추가적인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에서 척추의 전측면이 광범위하게 골화되는 DISH의 특징적인 양상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외과적 절제를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치료를 권했지만, 환자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며 수술적 치료를 거부했다.
이후 환자의 연하장애와 흡인 증상은 지속됐고, 환자는 결국 6개월 후 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우회적으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튜브를 삽입하는 경피적 위조루술을 시행받았다.
박지혜 교수는 "이번 연구는 DISH 환자의 연하장애 원인이 경추부 골극 형성으로 인한 인두 압박이라는 점을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통해 영상으로 규명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열 교수는 "DISH로 인한 연하장애에 대해 그동안 명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면서 "이번 치료 사례는 원활한 경구 섭취와 흡인 예방을 위해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함을 밝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of Journal of Medicine, NEJM)'에 실렸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