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한솔제지(213500)가 지난해 4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물류창고 대손 이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전망됩니다. 제지 부문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작년 영업익 53%↓…환경 부문 대손 부담
3일 한솔제지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작년 4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은 매출액 5712억원,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이로써 작년 연간 누적매출은 2조2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4%나 줄었습니다.
4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환경(건설) 부문의 대손 처리였습니다. 이천과 안산 물류창고 대손 비용이 지난해 3분기까지 391억원 반영됐고, 4분기 안성 물류창고까지 대손(260억원)이 처리되면서 연간 총 700억~800억원 규모에 달했습니다. 한솔제지는 사업영역 중 환경 부문에서 대형 물류센터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금리인하를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경기 침체로 인한 공실률이 늘어난 데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둔화하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봐 대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지 부문 자체로만 보면 개선세를 보였단 분석입니다. 해상운임과 펄프 가격 하락 덕분에 4분기 제지부문 영업이익은 212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원자재 비용이 안정화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다만 시장 컨센서스(매출 6080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와 비교해 부진한 성적표입니다.
한솔제지 올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340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그래픽=뉴스토마토)
2025년 실적 전망, 대손 해소 이후 본격 반등 기대
한솔제지는 올해 1분기부터 실적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한솔제지 1분기 예상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5692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0% 감소할 전망입니다. 전분기 대비로 흑자전환입니다.
올해 연간 연결기준 실적 전망치는 매출 2조3405억원(전년동기 대비 +5.2%), 영업이익 976억원(+344%)으로 개선세를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환경 부문의 손실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올해는 제지 부문의 견조한 성장과 환경 부문의 부담 해소로 실적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대손처리에 대해 상당부분을 지난해에 반영했다"면서 "현재 예정된 추가 반영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펄프 가격과 해상운임이 안정되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들고, 한솔제지의 인쇄용지와 감열지 수출 지역을 미국 이외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종이 라벨 사업이 플라스틱 라벨을 대체하면서 식음료, 물류, 의료, 제약, 화장품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금리 인하·공실률 변화 따른 추가 자산가치 재조정 가능성
다만 한솔제지가 영위하는 환경부문 사업에서 물류창고 자산 가치가 금리 인하와 공실률 변화에 따라 재조정될 가능성이 일부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현재까지 대손 처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공실률이 개선될 경우 물류창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추가적인 손익 반영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환경 부문의 재무 부담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솔제지의 올해 실적은 제지 부문의 안정적 성장이 핵심 동력이 될 전망입니다. 원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며,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한솔제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솔제지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976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한솔제지 을지로 본사.(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