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앤아이, 경영권 놓고 '임총'

소수주주, 경영진 해임 안건 상정…"주주환원·흑자달성 등 남발"
고창훈 대표 "새 이사 후보 비전문가·주가조작 연루 전력" 주장

입력 : 2025-02-04 오후 4:06:47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이엠앤아이(083470)가 이달 임시주주총회을 앞두고 회사 측과 소수주주 측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수주주 측이 제시한 이사 후보자 중 과거 주가 조작 전력이 있는 인물이 존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회사 측이 보유한 지분이 30%에 육박한 가운데 소수주주 측의 승산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이엔앰아이가 이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측과 소수주주측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엔앰아이 홈페이지 갈무리)
 
"이사 후보 주가조작 연루" vs "무책임한 대표 해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엠앤아이는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임총에서 다루는 안건은 의장인 고창훈 이엠앤아이 대표를 불신임하고 소수주주 측이 제안한 신승수씨를 임시의장으로 선임, 고 대표를 포함한 이사 8명과 감사 1명의 해임 및 신씨 외 사내이사 8명과 감사 1명을 선임의 건 등입니다.
 
이에 고 대표는 임총을 앞두고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현 경영진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고 대표는 "신씨 등 이사 후보자들은 회사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비전문가"라며 "일부 후보자는 상장법인의 등기이사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이들이 경영진에 합류할 경우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수주주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 중엔 지난 2023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싸이월드제트의 전 대표 및 CFO인 오종원씨와 2018년 상장폐지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인 김정상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고 대표는 이 기업들이 기업사냥꾼이나 주가조작 세력과 얽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한만큼 해당 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소수주주 측은 고 대표의 무책임한 행위를 지적하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부탁했습니다.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제출한 오종원 이사 후보는 고 대표에 대해 "그동안 '주주환원정책을 조기 실시한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다' 등 그럴싸한 내용들을 언론을 통해 남발했지만 정작 이뤄진 것은 없었다"며 "최근에는 '저평가 구간이어서 장내매수를 통해 책임경영을 하겠다'고 말하고 돌연 수십만주를 시장에 매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소수주주 측의 실체는 묘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에 공시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확인한 연락처는 오종원 이사 후보의 연락처가 아니었습니다. 해당 연락처는 권유업무 대리 법인인 에스엔케이홀딩스로 기재됐지만 이 역시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대주주 지분 30%…소수주주 측 5% 미만
 
지분만 놓고 본다면 오는 임총에서 소수주주 측이 제기한 안건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엔앰아이의 최대주주인 디에스피코퍼레이션은 고 대표 등 특별관계자들을 포함하면 28.95%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신씨 등 소수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은 4.716%로 임총에서 현실적으로 고 대표 및 현 임원들을 해임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지분입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에선 KJ프리텍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이엠앤아이는 과거 KJ프리텍 시절에 경영권 분쟁, 공시불이행 및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주권거래매매정지, 파산신청, 회생절차 등을 겪으며 2019년 주권거래가 정지된 바 있습니다. 
 
상장폐지 위기를 겪은 후 2021년부터 고 대표 등 현 경영진이 이엔앰아이를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현 경영진 체제 하에 지난 2022년 당기순이익 3억837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2023년 당기순익은 5억2553억원, 지난해는 3분기 누적 7억49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 대표는 "과거 KJ프리텍 시절 경영진들의 방만한 경영과 부패로 인해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고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은 바 있다"며 "2021년부터 현 경영진들이 회사 운영을 시작한 이래 현재 OLED 전문 회사로 탈바꿈하여 흑자 전환했고, 2024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여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유동비율과 부채비율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엔앰아이 현 경영진은 경영권을 방어하고 정상적인 사업을 통해 향후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엔앰아이 관계자는 "주가가 그동안 많이 빠져서 주주분들에게 면목이 없지만 실적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신규 사업들을 진행 중"이라며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도 회복될 것이고 이익의 일부는 주주 환원을 위해 최대한 사용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엠앤아이 로고 (사진=이엠앤아이)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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