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이 4000만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져 평균 매매거래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17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가격은 3.3㎡당 3996만원으로, 전월대비 5.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의 하락 폭이 가장 컸는데요. 서초구의 1월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7639만원으로 전월(8742만원)보다 12.6% 낮아졌습니다. 서초구의 1월 매매거래량 자체도 87건으로 전월(146건)대비 40%가량 감소한 가운데 래미안원베일리 등 랜드마크 고가 단지 거래 비중이 줄며 평균 거래가격이 낮아졌습니다. 1월 서초구의 15억원 초과 매매 거래 비중은 74.7%로 지난 해 12월(83.6%)보다 8.9%p 감소했습니다.
이어 강북구(-5.9%), 관악구(-5.6%), 은평구(-4.3%), 강서구(-3.7%) 순으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강북구는 전용85㎡이하의 소규모 단지의 저가 매물이 거래되며 매매가격 수준이 하락했습니다. 관악구는 신림동 삼성산주공 전용 113㎡가 6억7000만원, 관악산휴먼시아2단지 전용 82㎡가 5억7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시세 대비 저렴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서울 평균 매매가격 추이 및 월간 매매가격 변동률. 단위 (만원/3.3㎡). (자료=직방)
(사진=뉴시스)
반면 평균 매매거래 가격이 오른 지역으로는 종로구(+31%), 서대문구(+10.7%), 영등포구(+6.3%), 용산구(+5.8%), 도봉구 (+5.7%) 순이었습니다. 종로구는 거래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경희궁자이3단지 전용59㎡가 18억1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서대문구도 e편한세상신촌, 신촌푸르지오 전용59㎡가 13억5000만원~15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평균 매매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면적별 평균 매매 거래가격으로는 전용 85㎡초과의 면적구간 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컸습니다. 1월 서울 전용 85㎡초과 구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5068만원으로 전월(5389만원)보다 6% 낮았습니다. 최근 매수수요가 뜸해지면서 환금성, 구입자금 및 유지관리비 부담 등으로 중대형 면적대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일부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로 다른 면적구간 대비 가격 하락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 외 면적구간으로는 전용 60㎡이하는 -2.8%, 60~85㎡ 면적대는 -4%의 변동률을 나타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정국 혼란으로 인해 최근 주택시장에 한파가 닥치며 매수 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2일 기준 2343건으로, 2023년 12월(1789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시행될 예정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가 계속됨에 따라 매수세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서울시는 잠실, 삼성, 대치, 청담 일대 대부분의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거래가 자유로워지면서 그동안 규제로 인해 위축됐던 고가 지역에서 일부 거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월 매매 거래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규제 해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