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중국 더블스타와의 최종 매매계약 체결을 앞둔 금호타이어가 미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위원회 첫 회의가 26일 개최됐다. 미래위원회는 설비 투자, 노사문화 개선 등 금호타이어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경영진, 노조, 더블스타에서 각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미래위원회는 월 1~2회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사측과 노조, 채권단 등 각 관계자가 모여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올 초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쳐졌다. 진통 끝에 지난 3월31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방안에 노사가 합의했고, 다음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매각 안이 가결되면서 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 금호타이어는 내달 초 더블스타와 최종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더블스타는 6463억원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이와 함께 다음달 6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이융션 더블스타 회장과 장쥔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가 미래위 출범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4월말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광주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준비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상표권 사용 문제는 지난달 말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과 20년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해결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달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한 방산업체 지정 취소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전투기용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어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으며, 방위사업법 제35조에 따르면 방산업체의 매매 또는 인수합병, 그밖의 사유로 경영권의 실질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산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도 처음부터 방산 부문에 대한 인수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더블스타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해 금호타이어에 대한 독립경영 보장에 나서고 있다. 더블스타는 최근 노조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후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성공한 사례를 참고해 금호타이어에도 독립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설비 투자의 경우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 각 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을 마련할 것이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미래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차이 회장도 올해 3월말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가 성사된다면 독립경영을 보장해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처럼 중국 자본이 국내 업체 인수 후에 기술 빼내기 등의 사례를 감안하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