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소형 트럭인 ‘포터II 일렉트릭(EV)’이 출시되자마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게 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5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포터II EV가 배송·운송 분야에서 친환경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은 과제로 남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터II EV는 지난 11일 출시 첫 날에만 787대가 계약됐다. 인기 원인으로는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거론된다. 포터II EV의 가격은 △스마트 스페셜 4060만원 △프리미엄 스페셜 4274만원이다. 이 모델에 대한 국고 보조금은 1800만원이며,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게 되면 가격대는 더욱 낮아진다.
만약 서울 지역에서 포터II EV 스마트 스페셜 트림을 구입하게 되면 지자체 보조금 900만원까지 총 2700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아 1360만원에 살 수 있다. 최대 140만원의 취득세 감면혜택까지 감안하면 포터II 디젤 모델의 엔트리 트림(1675만원)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포터II 일렉트릭이 출시 직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다만 부족한 1회 충전거리 등은 해결과제로 꼽힌다. 사진/현대차
군산이나 순창, 전주 지역과 같이 지자체 보조금이 1700만원인 곳은 국고 보조금까지 합해 혜택 규모가 3500만원에 달하면서 구입가격은 500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근거리 배송 등 물류 분야에서 포터 전기차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5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는 노후 경유차에서 나오는 매연”이라면서 “포터 전기차 등 친환경 1톤 트럭이 확대되면 환경문제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짧은 1회 충전거리,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 등은 포터II EV의 고객 타깃층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 차량에는 135kW 모터, 58.8kWh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211km다.
현대차 코나 EV, 기아차 니로 EV의 최대 주행거리인 406km, 385km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포터II EV의 주행거리는 공차 기준으로 측정돼 화물을 적재하게 되면 수치는 낮아진다. 게다가 겨울철 추위로 인해 배터리 성능이 하향되고 히터를 가동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최대 주행거리는 200km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포터II 일렉트릭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업계 관계자는 “포터는 주로 짐을 싣고 다니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코나, 니로 등 400km 전후의 주행거리는 나와야 운전자가 심적으로 여유있게 운행할 수 있다”면서 “화물을 적재하고 언덕길이나 험로로 이동하게 된다면 주행거리는 100km대로 떨어질텐데 이렇다면 중장거리 운송은 힘들다”고 언급했다.
충전 인프라와 완충 시간도 과제다. 포터의 충전 시간은 급속의 경우 0%에서 80%까지 54분이 걸리며 완속은 9시간30분이 소요된다. 포터는 시골에서도 많이 쓰이는 차량인데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환경은 열악하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자체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괜찮지만, 공용 충전소를 이용하려면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포터II EV 고객 대상으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1회 충전량은 약 22km를 주행할 수 있는 7kWh이며, 이용한도는 연 4회다. 아울러 자동차 전용도로 등 일부 장소에서는 서비스가 제한된다.
김 교수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기아차에서 봉고3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 전기차 충전 수요는 더욱 커지게 된다”면서 “친환경 트럭 시대를 맞이하려면 충전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