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혀 비염인 줄 알았더니 비중격만곡증

예방법 없어 원인질환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입력 : 2022-10-26 오전 6:00:00
조명준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 (사진=대동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심한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급격히 떨어진 온도로 주변에 감기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건조해진 사무실 환경 때문에 발생한 단순 감기나 비염이라고 생각하고 약국에서 약을 사먹었지만 오히려 더 이상 코로 숨을 쉬기 힘들 정도가 되면서 뒤늦게 병원을 방문했다.
 
대학생 B씨는 어릴 때 놀다가 축구공에 얼굴을 정면으로 크게 맞아 쓰러진 이후부터 가끔 코피를 흘렸다. 당시에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나치게 코 속이 건조하고 코딱지도 많은 편으로 가벼운 자극에도 코피가 자주 나는 것이 고민이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B씨는 혹시 큰 병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인근 병원을 찾았다.
 
단순한 코막힘이라 생각했던 A씨와 B씨는 모두 비중격만곡증을 앓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비중격만곡증 진단을 받고 수술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비중격은 코 내부에 자리한 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벽을 의미한다. 주로 연골과 골판으로 구성돼 있으며 콧등과 코끝을 지지해 미용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비강 구조로써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습도와 온도 조절과 외부 감염원을 차단한다.
 
선천성 또는 외상, 압박 등에 의해 비중격이 휘게 되면 코가 막히거나 비염, 부비동염 등 코의 기능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비중격만곡증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코막힘이 있다. 특히 A씨처럼 단순 감기에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완전히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코가 막히면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는 후각 장애에서부터 코골이, 두통,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구강호흡으로 인해 입속이 건조해져 인후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오랜 기간 휘어져 넓은 쪽 비강이 보상 반응을 일으켜 점막이 두꺼워지면 비후성 비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코 주위 공기주머니인 부비강의 분비물이 증가해 후비루가 발생할 수 있다. B씨의 사례처럼 휘어진 비중격으로 인해 혈관이 정상인에 비해 심하게 노출되면서 건조한 공기 등의 외부 자극으로 코피가 자주 날 수도 있다.
 
비중격만곡증은 코 안을 직접 관찰해 진단이 가능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판단 하에 비중격 외 코 주위 구조나 동반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X-RAY) 혹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의학 및 혈액 검사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코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비중격만곡증을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코막힘 등 증상이 심할 경우 일시적인 호전을 위해 감기 등 원인이 되는 질환의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다양한 질환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호전 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휘어짐이 심하고 코막힘, 코피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재발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라면 수술을 통해 휘어진 부위를 바로잡는 것이 좋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과 배우 신현준도 코로 숨쉬기 힘들만큼 심한 비중격만곡증을 앓다가 수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중격만곡증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외상으로 인해 휘어짐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평소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코의 충격을 받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한다. 또한 평소 코 속이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조절하고 감기 등 코막힘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명준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대부분 비중격이 휘어져 있는 편이지만 코막힘이나 코의 기능적 문제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 등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가 판단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질환이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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