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모임통장, 인뱅 잡을 관건은 '접근성’

'카톡' 활용한 카뱅 따라잡을 특장점 안보여

입력 : 2025-01-30 오전 10:41:50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시중은행이 모임통장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나, 카카오톡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접근성을 높인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출시된 다른 모임통장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서비스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신한은행, 모임통장 재시동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월 모임통장을 재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사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모임통장 전용 앱인 ‘김총무’를 중단한 이후 3년 만의 재도전입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 내 'KB모임금고' 서비스를 개시했고,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에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은행은 '뉴원뱅킹'을,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 앱과 연계한 ‘NH모여라통장’을 각각 출시했습니다. 대부분 은행 자체 앱에 모임통장 기능을 추가해 기존에 통장을 사용하던 고객들이 모임통장 사용으로 이어질수 있게끔 설계했습니다.
 
은행들이 모임통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임통장은 주로 수시입출금통장 형식으로 이자가 연 0.1%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최대 연 2%대에 그칩니다. 일반 정기예금이나 적금, 파킹통장 상품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데다 초대 기능으로 신규 고객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중은행 모임통장 특장점 없어 
 
인터넷은행 중에서도 모임통장이 사용이 가장 활발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간편한 모임원 초대 기능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인뱅 3사 모임통장 중 가장 높은 연 2.0% 금리 적용(300만원까지)을, 토스뱅크는 음식점 등에서 1일 1회(월 5회) 1만원 이상 결제 시 500원 캐시백 등을 제공합니다. 
 
반면 시중은행이 내놓은 모임통장들에서는 큰 특장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앱에서 바로 모임통장 사용이 가능하다거나 이벤트성으로 캐시백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이런 혜택은 이미 카카오뱅크와 토스, 케이뱅크 등 인뱅에서도 제공 중입니다. 
 
모임통장 특성상 다수의 모임원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통장을 한번 개설하면 고객 이탈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저도 시중은행에겐 장벽입니다. 실제로 시장 1위인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잔액이 꾸준히 늘어 업계 최고 수준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잔액은 8조원, 가입자수 1100만명에 달했습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7.9%로 지난해 말(55.3%) 보다 2.6%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38.7%에서 37.5%로 1.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연 0.1% 내외 수준으로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한 사실상 '공짜예금'인 셈입니다. 따라서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예대마진을 늘려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과 잔액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시중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은 하락세입니다. 국민은행은 1분기 1.68%에서 3분기 1.62%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70%→1.65%, 하나은행은 1.55%→1.47%, 우리은행도 1.50%→1.46%로 지속 하락 중입니다. 
 
"카뱅 따라가려면 접근성 개선해야"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을 따라잡으려면 큰 금리 혜택으로 메리트를 주던가 카카오톡과 연계돼 접근성이 매우 높은 카뱅을 따라잡던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미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잡기엔 지금 시중은행들이 주는 혜택은 역부족"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신한은행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시중은행 최초로 카카오뱅크의 높은 접근성을 벤치마킹해 모임통장을 출시했다는 입장입니다. 신한 쏠 뱅크 앱이나 계좌 없어도 모임통장에 참여할 수 있게 기능을 추가하고 모임통장 최초로 적금 기능을 추가해 차별점을 뒀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 내 후발주자인 만큼 고객 선호도가 높은 카카오뱅크를 벤치마킹했다“며 ”이미 다른 은행에서 모임통장을 사용 중인 고객들을 사로잡으려면 카카오뱅크처럼 접근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모임게시판 홍보 이미지.(사진=카카오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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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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