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금값도 천정부지

국제 금선물, 최고가 행진
국내 금값도 3년내 최고치…한 돈에 60만원↑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으로 경계감…상승세 지속"

입력 : 2025-02-04 오후 4:18:56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금 가격이 치솟았고, 국내 금값은 여기에 고환율까지 반영돼 3년 내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금 한 돈 돌반지를 사려면 60만원이 필요해졌습니다.   
 
4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올해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1트로이온스당 2857.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다. 전 거래일보다 0.78% 상승한 수치입니다. 4일 0시 24분 현재 2844.8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보다 0.48%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장중 2872.0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제 금 가격을 1온스당 3000달러로 전망했지만,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망치를 올려잡는 분위기 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금값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KRX)에서 이날 금현물은 역대 가장 비싼 1g당 14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2.43%나 오른 겁니다. 거래대금은 69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딥시크 충격이 전해진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2영업일 동안 각각 2.19%, 3.60%씩 상승했습니다. 이는 1년 전인 2024년 2월5일(8만7790원)과 비교하면 무려 57%나 상승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폭증했습니다. 31일 거래량은 31만8762건, 거래대금은 422억원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진 3일에는 각각 40만8367건, 557억원어치 거래됐습니다. 1월 거래량은 10만~20만 건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돌반지를 사려면 가공비 등을 더해 약 6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은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다행히 미국의 발표 직후 멕시코, 캐나다 양측과 미국의 추가 협의가 진행되며 관세 부과는 연기된 상황이지만, 금값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분간 금값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트럼프 당선 이후 한동안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친성장 의제와 연계된 위험자산에 몰렸지만, 최근 거듭된 관세 위협으로 안전자산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짐 위코프 킷코메탈 선임 시장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무역 및 외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가 커졌고, 금과 은 가격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로 기술적인 매입도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 상승세에 대해 "금이라는 안전자산에 영향을 주는 △러·우 전쟁 △중동의 긴장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들 중에서 트럼프의 정책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금 가격의 방향성은 위를 열어두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잠시 쉬어갈 수는 있겠지만 빠르게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안전자산의 수요가 몰리며 국제 금값이 상승하고 있는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시세가 표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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