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가격 급등에 타이어업계 원가 절감안 ‘고심'

이상기후로 천연고무 생산 줄어
공급망 다변화로 원가 절감 대응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 개선도

입력 : 2025-02-05 오후 3:24:59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자동차 타이어 등에 쓰이는 천연고무 가격이 1년 새 급등하면서 타이어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드는 데다 유럽연합(EU)의 규제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타이어업계는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원가 절감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금호타이어의 크루젠(CRUGEN) HP71. (사진 = 금호타이어).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날 고무 선물 가격은 ㎏당 1.9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1.53달러)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입니다. 고무 가격은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고무나무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지난해 말 태국 남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태국은 세계 최대 고무 수출국으로 태국 고무청(RAOT)은 태국 남부 홍수로 지난해 12월 태국 고무 생산량이 14만톤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천연고무는 타이어 무게의 20~4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꼽힙니다. 타이어 산업은 천연고무 소비의 약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천연고무 가격 상승은 타이어 제조업체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이에 타이어업계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 흐름은 유통 채널과 단기 계약 등을 통해 유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올해 말 시행 예정인 EU의 ‘산림전용방지법(EUDR)’도 고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EUDR에 따르면 기존 산림에서 용도가 바뀐 지역에서 생산된 원자재 및 제품은 EU 안에서 유통이 금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EUDR 기준 인증을 받은 업체가 많지 않아 고무 가격이 상승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만 올해까지 시행이 연기되면서 EUDR 인증을 받는 경작지가 늘어나는 만큼 이슈가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천연고무 원가 상승에도 타어이업계의 지난해 실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76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국타이어에 이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기업들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59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년 대비 45% 상승한 수치입니다. 넥센타이어도 같은 기간 12.8% 증가한 21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난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실적 호조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보인 타이어업계는, 올해도 원가 절감 외에 고인치 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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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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