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리 인하기를 맞아 확정금리형 연금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만큼 추후 보험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기를 맞아 확정금리형 연금보험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연금보험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부한 뒤 65세부터 노후 생활자금을 수령할 수 있는 저축성보험의 한 종류로, 보험사들이 채권 등에 투자해 이율을 확정 짓는 상품입니다. 특히 확정금리형 연금보험은 가입 초기에 약속한 고금리를 일정 기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에 인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5년 또는 10년간 4%의 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할 경우 금리가 아무리 내려가도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약속된 금리가 보장됩니다. 또한 투자 수익에 따라 최종 연금액이 확정되는 변액연금에 일정 기간 연 단리 이율을 최저보증하는 상품도 확정금리형의 한 종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만 금리확정형이나 최저보증이율은 경우에 따라 보험사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리 인하기에 다수의 계약을 유치할 수 있지만, 금리가 계속 내려가거나 투자 수익이 줄어도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최소 금리가 정해져 있어 향후 수익 악화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연금보험 중에서도 확정금리형이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일정 기간은 확정금리를 보장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시장 상황을 반영한 공시이율을 적용한 하이브리드형 연금보험 상품도 내놓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대부분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냅니다. 금리 인하기에는 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지만, 보험 부채가 더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손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금보험은 결국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부채 자산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순익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강화한 곳이 당기순이익에서 유리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 확정금리형 연금이 많으면 손익 하락 영향이 있지만 부채 이자도 감소하기 때문에 손익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며 "연금보험으로 보험사가 사적연금 시장에서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손익만을 따지며 상품을 출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리 인하기에 확정금리형 연금보험 보유액이 보험사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